2021년 가을, 여성과학기술인 육성재단을 통해 복귀제의가 들어왔다. 서울대 공대 연구소 자리였다. 치료도 마무리가 되어갈 무렵이라, 별다른 고민없이 면접을 보았다.
하지만 관악캠퍼스는 거리가 너무 멀었고, 공대연구소이기 때문에 나는 연구에서 서브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주말까지 확답을 드리기로 하고, 생애 첫 직장생활에 대해 고민해보았다. 그리고 여성과학기술인 육성재단에서 눈에 띄는 스타트업 대표님의 구인 메시지를 보았다.
헬스케어 스타트업에서 임상 진단, 건강기능식품 관련 로직을 개발 할 여성과학인을 찾는다는 것이었다.(사실, 주 4일근무, 재택가능이라는 문장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바로 전화를 걸어 다음 날 면접을 보고, 그 자리에서 합격통보를 받았다. 그리고 여성과학인 지원사업으로 내 생애 첫 직장생활이 시작되었다.
박사졸업 5년만의 첫 직장, 헬스케어 스타트업이었다.
내가 제일 아끼는 Brilliant 수업 하나를 챙겨, 첫 출근에 나섰다. 플랫폼이 무엇인지 스타트업이 무엇인지 개념이 없던 나는 일년간 신입사원이자 팀장으로써, 헤매이고 배워갔다.
다행히, 우리 팀원이자 사회생활 선배들은 너무나도 유능해서 '일머리'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었다. 그리고 나와 동갑내기 대표님은 부드러우면서도 치열한 방법으로 나를 성장시켜 주었다.
https://me2.do/FfMPkFja
이제 일년하고도 몇 개월의 시간이 흘러, 내가 개발한 로직이 앱으로 구현되고 있다. 기획자, 로직개발자, 앱디자이너, 앱개발자가 모여 하나의 플랫폼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는 참 많은 것을 배웠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여성과학자로써 회사에 있다. 작년에는 다행히 내분비학회 발표와 서비스 출시로 연구사업에서도 A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연구와 업무를 병행하는 것은 매우 힘든일이지만, 가능은 하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가끔은 내가 연구자인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된다. 연구소에서 기초과학 연구를 해나가는 선후배들을 보면, 내 길이 맞는가에 대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되기도 한다.
하지만 지난 일년, 연구소에서는 절대 배울 수 없는 세상과 기술들을 배울 수 있었다. 아직은 이학박사가 아닌, 스타트업에서 로직개발하는 팀장으로써 지금을 보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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