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노트는 매일 써야 했던 대학원 시절에는
의무적으로 서울대학교 마크가 찍혀있는 커다란 연구노트를 써야 했다.
이제 그러한 의무에서 벗어난 지금은
내가 원하는 디자인의 연구노트 겸 다이어리/플래너를 사용할 수 있다.
연구노트 겸 다이어리를 쓰다 보면, 어떤 날은 간단한 메모로 충분하고, 트러블 슈팅이 필요한 날은 하루에도 몇 장을 적어야 한다. 그래서 마음에 드는 속지와 표지의 다이어리가 있으면, 몇 개는 쟁여 두어야 마음이 편하다.
(만년형 다이어리 최고!)
몇달 전, 어버이날을 맞아 안성에 다녀오는길에 남대문 아주버님댁에서 마주친 로컬스티치회현,
이 곳에서 내스타일 연구노트겸 다이어리를 만났다(서울로 회현역 시작지점에 생김).
에피소드다이어리, episodediary
요즘 마무리해야하는 연구 2개, 시작해야하는 연구 2개,
제대로 계획하고 정리하지않으면 다음학기 개강전에 마무리를 못할 것 같아 마음이 조급해진다.
얼마전에 연구에 대한 무게를 내려놓자고 했었는데, 바로 연구 데드라인 독촉에 시달리다니...
입조심, 글조심을 해야겠다.
새로 산 연구노트에 제일 먼저 적은 내용은 논문리뷰에 대한 내용이었다.
메디컬에디터로써 조언하자면,
학술지 심사결과가 왔을때 가장 먼저해야하는 것은 리뷰어들의 공통적인 지적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것은 꼭 수정해야 한다.)
*메디컬에디터에 대해서는 아래의 포스팅을 확인하면 알 수 있다.
https://anplab.tistory.com/55
수정 못하는 상황이면, 나머지 지적사항으로 논문을 수정해도 리젝일 확률이 높다.
그리고 다음단계로 개별 지적사항에 우선순위를 두고 수정한다.
(모든 지적을 수정할 수는 없고, 수정할 필요는 없다. 리뷰어가 저자나 지도교수님, 또는 나같은 에디터보다 연구의 내용이나 세부적인 분석방법을 잘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논문리비젼은 겸손한 자세를 유지하되, 지적이 내 연구에 반영할만한 것인지 항상 확인해야 한다.
몇 달이 지난 지금, 이 논문은 별 문제없이 accept를 받았다.
이렇게 연구노트 첫장은 메디컬에디터로써 논문리뷰에 대한 코멘트로 채워졌다.
이렇게 나는 전문의 시험을 준비하는 논문저자를 위해 연구에 몇 가지 코멘트를 준비하고, 통화를 한다.
연구노트 세번 째 장에는논문 서론 흐름도를 적어보았다.
나는 #실험논문 서론의 틀을 잡을때,
가장 중요한 논문 키워드(연구대상, 독립변수, 종속변수)를 적어본다.
그리고 그것들이 이어지는 글의 흐름을 만든다.
논지를 만드는 건 많은 논문을 읽어볼수록 속도가 붙는 것 같다.
특히, 세포 실험은 메커니즘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에 논지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어려운 용어만 반복되어 쓰는 사람도 읽기 싫은 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이 흐름도로 2년 만에 세컨 저자 논문이 나올듯하다. 끄적끄적 적어 보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박박사님 최고!
우리 연구실에서 세컨 저자는 사수들이 올라간다. 한때 세컨 저자논문 부자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 후배들도 모두 졸업해서 몇 년에 하나씩인 듯 하다.
연구노트 여섯번째 장에는 가정의학회지 논문의 통계과정이 정리되어 있다.
이날 연구실 건물주 분이 주신 앵두 덕분인지, 로지스틱 회귀분석에서 바로 원하던 결과가 툭 튀어나왔다!
이런일은 정말.... 드물다!!!
회귀모형별로 교란변수 중에 영향력이 높은 변수가 있으면,
독립변수 유의성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다행이도 심사자가 요구한 모델이 유의성을 유지해주었다!
가끔 이렇게 뚝딱뚝딱 끝나주면, 메디컬 에디터로써 통계분석할 맛이 나는 듯 하다.
얼마전에는 몇 년 만에 고령패널 데이터로 종단연구 데이터 분석을 시작했다.
GEE를 어떻게 돌렸었는지.. 가물가물하다.
이럴 때는 몇 년 전 연구노트를 펼쳐서, 통계 Syntax를 확인해본다.
대학원 시절 연구하면서 만든 습관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 나중에 언제라도 열어볼 수 있으니,
그 때의 내가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와 method를 제대로 정리하는 것이다.
오늘도 몇년 전에 그 일에 집중했던 나 자신을 믿고 분석을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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