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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화학실험에서 통계분석 연구로 전향한 이학박사_내가 몇살까지 실험할 수 있었을까?

요즘연구원/그 시절 이야기

by 요즘연구 2023. 1. 2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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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실험쟁이였다. 박사시절, 남자후배들보다 쥐잡는(해부하는) 속도가 1.5배는 빨랐다.
참관하시던 약대 수의사님이 대동맥을 재대로 다룬다고 칭찬하셨다(심혈관계질환 실험이니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박사졸업 무렵에는 LC, GC, MASS, NMR, Western blot, PCR, FACS and so on.
내 논문에 분석화학 실험부터 생화학 실험까지 안들어간게 없었다.

실험키트에 들어있는 프로토콜_PG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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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이런 생화학이나 분석화학 실험보다는 임상실험 전문가가 되고 싶어 대학원에 들어갔다. 그래서 석사시절에는 임상실험을 하는 실험실에서 박사선배의 다이어트 소재 임상실험에 보조로 참여했다.(아주 솔직히 실험은 내가 해야했고, 그 분은 관리만 했을 뿐이었다. 결국 본인 졸업논문만 쓰고 SCI는 커녕 국문학술지도 투고하지 않고 본인 강의만 챙기는 선배 덕분에 내 석사시절 임상실험 경력은 아직도 비공식이다.)

하지만 그 시절을 독립적(?)으로 보낸 덕분에 박사시절이 그리 힘들지 않았다.
알아서 실험방법을 고민하고 연구비를 따기 위해 연구계획서를 수도 없이 쓰는 일이 당연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인지 연구재단에서 3억짜리 연구비를 받아 박사논문 실험을 할 수 있었다.

한땀한땀 수정했던 바이오라드 웨스턴 프로토콜


그리고 3억이라는 연구비가 참 나의 미래를 바꿔놓았다.
"실험엔 참 연구비가 많이 드는구나. 나는 앞으로 연구비가 다 떨어지고, 나의 체력이 떨어졌을 때를 대비해서 통계를 배워야겠다"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다행히 나는 석사시절 한 학기동안 공학용 계산기를 두드리며, 보건통계학을 수료했다.
(제일 친한 동기가 역학연구실이었는데, 친구따라 갔다가 학점에 코스수료까지 했다)

석사 졸업논문도 그 시절 이슈였던, HDL-cholesterol에 대한 역학연구로 마무리해서 앞으로 실험으로 먹고살 수 없을 때를 대비해서 통계를 배워야겠다는 방향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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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임상실험으로 포닥을 마친 후, 나는 갑자기 마이크로 피펫을 손에서 놓게 되었다.
포닥 마치고 출산을 하게 되면서 집에서 할 수 있는 통계자문이나 교정 일을 시작했고, 생각보다 프리랜서 생활이 나쁘지 않았다. 시간이 자유로워 아기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소개로 아름아름 병원이나 제약회사들의 임상시험 통계자문도 심심치않게 들어왔다.

프리랜서로 일하는 회사들에서도 좋은 대우를 받기 시작하면서, 통계나 연구방법론 쪽을 공부하기 시작했을 무렵 암 선고를 받았던 것 같다. 그리고 다시는 실험실로 돌아가지 못했다.
결국, 30대 후반 즈음에는 실험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을 것이다.
지금 돌아보면, 나는 내 미래를 알고 있는 사람처럼 행동했던 것도 같다.
가끔은 전 세계의 어딘가에 멋진(임팩트팩터가 높은) 연구들을 하고 있는 동료들이 문득 문득 부러워진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발표회 참석

하지만, 여전히 실험하는 후배들의 연구방법을 자문하고, 연구에 참여하기도 한다.
그리고 10년 전 나의 실험방법이 여전히 후배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도 신기하다.
(실험하는 사람들에게 경험이란 재산이다. 매뉴얼이나 프로토콜을 아무리 따라해도 디테일한 부분은 경험에서 체득될 수 밖에 없다)

이제는 익숙하게 국민건강조사 결과발표회에 참석한다. 요즘은 국가에서 수집한 보건데이터나 의료기관에서 수집한 의료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연구들을 많이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축적된 데이터를 이용해서 통계분석을 하는 연구도 실험연구만큼 힘든 부분이 있다. 실험연구는 IRB를 받고, 실험을 시작하고 끝내고 나면, 어쨌든 연구결과가 도출이 되고 그 것을 해석해서 논문을 쓰게 된다(실험 결과가 너무 안나와서 진짜 완전 엎어버려야 할 때고 가끔있지만, 그런경우는 제외해보자).
하지만 이미 있는 데이터를 이용한 연구는 통계 분석과정에서 끝없는 변수 변경, 통계 기법 탐구, 보정 변수의 범위 결정 등 끝없는 과정이 있다. 통계결과는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라는 누군가의 말이 생각난다.

시간이 약이라는 진부한 이야기는 쓰고 싶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 길을 가고 있는 모두 힘내면 좋겠다.
나도 힘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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